정치

"그린벨트 대신 재개발" 오세훈, 정부에 건의

2026.08.05. 오후 09:31
 정부와 서울시가 수도권 주택 시장의 안정을 위해 도심 내 가용 부지를 총동원하는 초강수 공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5일 긴급 오찬 회동을 갖고 구로와 영등포 등 서울 내 준공업지역을 주거지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주택 공급 속도를 최대한 높이라고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성사된 것으로,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댄 첫 고위급 회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동의 핵심 쟁점은 산업 시설과 주거지가 뒤섞인 준공업지역의 개발 규제를 얼마나 풀어주느냐에 쏠렸다. 현재 준공업지역을 개발할 때는 산업시설을 절반 가까이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서울시는 이 비율을 대폭 낮춰야만 실질적인 주택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용적률 제한과 높은 분담금 탓에 지지부진했던 정비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차원의 파격적인 규제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도심 내 대규모 부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준공업지역의 활용 가치에 깊이 공감하며 긍정적인 검토를 시사했다.

 


반면 주택 공급의 '치트키'로 불리는 개발제한구역, 즉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는 양측의 시각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공급 물량 극대화를 위해 일부 구역의 해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환경 보존과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보다는 기존 도심의 재건축과 재개발을 촉진하는 방식이 주거 환경 개선과 공급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7일 직접 2차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공급 대책의 세부 내용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용산 어린이정원 부지를 포함해 서초동 조달청 용지, 여의도 유휴 부지 등 서울 도심 내 국공유지를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보고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존에 발표했던 6만 가구에 더해 최소 5만 가구 이상의 신규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 시장에 강력한 공급 신호를 보낸다는 구상이다.

 


공급 방식도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위주의 공급에서 벗어나 도심 내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고, 각종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행정적 조치들이 대거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금융과 재정 지원을 결합해 민간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다음 주 대책 발표를 통해 수도권 주택 공급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과열된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시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지 선정 이후에도 이어질 토지 보상과 주민 합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규제 완화라는 큰 틀에서 협력 기조를 확인한 만큼, 과거와는 다른 속도감 있는 정책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음 주 발표될 대책이 서울 도심의 지형도를 바꾸고 주택 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지 전 국민의 이목이 청와대와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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