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IT
AI가 삼킨 반도체, 노트북 출하량 13.6% 급감
2026.07.02. 오후 02:03
글로벌 노트북 시장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공급난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올해 출하량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3.6%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인공지능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금과 구리 등 핵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제조 원가 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은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시장 전반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의 맥북 가격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이다. 늘어난 비용이 소매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자 가격에 민감한 보급형 및 일반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구매를 포기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경우 가격 인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맥OS 생태계의 견고함과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의 성능 우위를 바탕으로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맥북 출하량을 약 2,310만 대로 예상하며, 상반기의 강한 수요 덕분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이 성능 차이가 줄어든 고성능 윈도 노트북 진영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집중됐던 수요가 하반기 시장의 동력을 미리 끌어다 쓴 결과라고 진단한다. 상반기에는 예상보다 강한 구매 흐름이 이어졌으나, 부품 가격 상승분이 소매가에 완전히 전이되는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수요 침체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 생산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일반 노트북용 부품 공급이 후순위로 밀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제조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과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멈추지 않는 한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요 독점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며, 이는 곧 노트북 제조 단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성능 향상 폭보다 훨씬 가파른 가격 인상을 마주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환경 변화가 노트북 시장의 장기적인 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올해 노트북 시장은 AI 기술의 화려한 성장 뒤에 가려진 공급망의 불균형과 인플레이션의 여파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들은 인상된 가격만큼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으며, 소비자들은 한층 높아진 가격 문턱 앞에서 더욱 신중한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부품가 상승이 멈추지 않는 한 출하량 감소라는 시장의 하락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