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생활
충남, 낭만열차 타고 "핫플부터 힐링까지 한 큐에"
2025.05.07. 오후 04:06
이러한 배경에서 충남도는 ‘레트로 낭만열차’라는 이색 관광상품을 선보이며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열차는 103년 역사를 자랑하는 장항선을 타고 충남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테마 관광열차로,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된다. 한국관광공사와 코레일, 그리고 아산, 예산, 홍성, 보령, 서천, 서산, 태안 등 충남 내 7개 시군이 협력해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역을 오전 7시경 출발해 영등포, 수원, 평택, 천안을 거쳐 충남의 주요 지점으로 향한다. 옛 정취와 낭만을 그대로 재현한 이 열차는 특히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낭만열차가 도착하는 첫 번째 관광지는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해미읍성이다. 태종 17년부터 세종 3년 사이 축성된 해미읍성은 성곽 둘레 1,800m, 높이 5m, 면적 약 20만㎡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읍성 중 하나다. 현재는 일부만 복원되어 있지만, 동헌과 객사, 망루 등 옛 건축물들이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해준다. 특히 울창한 송림과 조화를 이루는 읍성 일대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조용한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서산시의 간월암은 자연의 신비와 함께 불교문화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명소다. 무학대사가 창건한 이 작은 암자는 바닷물이 차오르면 섬처럼 떠오르고, 물이 빠지면 땅과 이어지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연화대’라는 별칭도 얻었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전설도 내려오며, 간월암과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들은 관광객들의 흥미를 끈다. 특히 서해의 낙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간월암의 풍경은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촬영지다.
예산군의 예당호 출렁다리는 국내 최장 길이인 402m로, 호수 위를 걷는 듯한 이색 경험을 선사한다. 2019년 개통 이후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운동과 힐링을 즐기는 중장년층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내진설계 1등급을 받은 출렁다리는 성인 3,15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안전하게 설계되었으며, 분수쇼와 야간 조명, 레이저 빔을 활용한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 마련돼 있다. 특히 예당호 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5.2km 데크길은 하루 2만 보 걷기 코스로 건강과 힐링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역사와 불교문화의 정수가 담긴 예산 수덕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백제 시기에 창건된 이 고찰은 무려 1,5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절 주변의 산과 계곡, 평야가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국보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 다양한 시대의 문화재들이 잘 보존돼 있어 역사교육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관세음보살의 화신이 절을 세운 남성을 도운 설화는 수덕사만의 독특한 전설로 관광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예산시장은 지역민들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장소이자, 관광객에게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1926년 개장한 이 시장은 100년 가까운 역사 속에서 예산군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특히 매달 5일과 10일 열리는 오일장에서는 지역 특산물과 향토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국밥, 국수, 약과, 백세주 등 토속 음식이 가득한 시장 골목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선사하며, 여행의 마지막 코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충남은 이처럼 역사, 문화, 자연, 미식을 아우르는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 관광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관광이 곧 충남의 미래 산업”임을 재차 강조하며, 충남의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수도권과 접근성 좋은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충남은 이제 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명실상부한 관광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