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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은 인정, 계획은 부인? 장형준의 '우발적' 주장을 박살 내버린 그의 '검색 기록'

2025.09.12. 오후 05:33
 한때 연인이었던 여성을 향한 뒤틀린 집착이 결국 끔찍한 살의로 비화했다. 자신을 스토킹하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로 무참히 찔러 살해하려 한 장형준(33)의 첫 공판에서, 그의 범행이 결코 우발적인 분노가 아닌, 치밀한 계획과 냉정한 계산 아래 진행되었음을 보여주는 소름 끼치는 전말이 드러났다. 그의 범행 전 디지털 기록과 행적은 한 편의 범죄 시나리오를 방불케 했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홍)의 심리로 12일 열린 법정, 검찰이 공개한 증거들은 방청석을 충격에 빠뜨렸다. 장형준은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까지 자신의 휴대전화로 '여자친구 살인', '우발적 살인 형량'과 같은 끔찍한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검색했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범행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에 따르는 법적 처벌의 경중까지 미리 가늠해보려는 명백한 계획성의 증거였다.

 

특히 그의 검색 기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집착과 폭력성이 어떻게 범죄로 구체화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범행 약 한 달 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강남 의대생 여자친구 살인 사건'을 검색하며 유사 범죄를 학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지난 7월 초, 피해자를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그의 검색어는 '우발적 살인 형량'으로 바뀌었다. 이는 자신의 폭력 행위가 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지하고, 처벌을 감경받을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범행 당일인 7월 28일, 그의 계획은 더욱 노골적으로 실행에 옮겨졌다. 피해자의 직장 주차장에 미리 가 차 안에서 대기하며 범행을 준비했고, 그 순간까지도 관련 내용을 재차 검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심지어 범행 약 열흘 전에는 주차장을 미리 답사하며 범행 장소와 동선을 탐색하기까지 했다. 마침내 회사에서 나온 피해자의 차에 강제로 올라탄 그는, 흉기를 휘두르기 전 피해자의 휴대전화부터 빼앗아 통화 목록을 확인하는 등 병적인 집착과 통제욕을 드러냈다.

 

이 끔찍한 범죄는 결코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장형준은 1년간의 교제 후 헤어진 피해자를 상대로 상습적인 감금, 폭행, 스토킹을 일삼았다. 피해자의 이성 관계를 망상에 가깝게 의심하며 1시간 30분 동안 집에 감금하고 흉기를 던지며 위협하는 등, 그의 폭력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선 상태였다.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임시조치까지 받았지만, 이는 그에게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했다.

 

이날 공판에서 장형준은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흉기는 미리 준비한 것이 아니다"라며 계획 범죄 혐의만큼은 필사적으로 부인했다. 형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얕은 속셈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그는 재판장을 향해 "무릎을 꿇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돌발 행동으로 참작을 호소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어떤 진정성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범행 직후 차를 몰아 도주하려던 그는, 주변 시민들의 용기 있는 저지로 현장에서 붙잡혔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의 대수술 끝에 현재 회복 중이나, 몸과 마음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되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잔인성을 고려해 살인미수 피의자로는 이례적으로 그의 신상을 공개했으며, 다음 재판은 내달 17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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