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소식
구이저우, 물벼락 맞고 '물반 사람반' 신세?! 30년 만의 대홍수
2025.06.26. 오전 10:10
룽장현의 저지대 대부분은 허리까지 차오르는 흙탕물에 잠겼고, 평화롭던 도시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모했다. 지역 경제의 핵심이었던 최대 쇼핑몰은 물론, 수많은 상점과 주택들이 물에 잠기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지역의 주요 교통 동맥 역할을 하던 고속도로의 교량이 거센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붕괴되는 모습은 이번 홍수의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도로와 건물이 물에 잠기면서 고립된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고, 이들을 구조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밤낮없이 이어졌다. 중국중앙방송(CCTV)이 공개한 영상에는 구조대원들이 작은 보트를 타고 물에 잠긴 골목을 누비며 주민들을 구조하는 긴박한 장면이 담겼다. 어떤 곳에서는 유치원에 갇힌 어린아이들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불안에 떨고 있었고,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번 홍수는 룽장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주민들은 소지품 하나 챙기지 못하고 대피해야 했으며, 익숙했던 집과 거리는 이제 물에 잠긴 폐허로 변해버렸다. 생계 수단을 잃은 이들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앞으로의 삶에 대한 막막함이 이들을 짓누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구이저우성의 인프라 복구를 위해 1억 위안(한화 약 190억 원)의 긴급 재정 지원을 결정했다. 또한,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소방대원 등 수많은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어 구조 및 복구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 구이저우 기상당국은 이날 밤부터 27일까지 또다시 강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여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반이 약해지고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강우는 산사태나 댐 붕괴와 같은 더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오랜 역사 동안 여름철 홍수 피해에 시달려왔다. 양쯔강, 황하 등 주요 강들이 흐르는 지형적 특성상 장마철 집중호우는 늘 위협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발생하는 홍수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강우량이 더욱 많아지고 홍수의 빈도 또한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은 대기 중 수증기량을 증가시키고, 이는 곧 극단적인 강우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번 구이저우 홍수 역시 이러한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풀이되며, 앞으로 더욱 강력하고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홍수는 단순히 한 지역의 재난을 넘어,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 위기의 현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인류는 더 이상 기후 변화를 먼 미래의 위협으로만 치부할 수 없으며, 지금 당장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임을 구이저우 홍수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재난 복구와 함께, 기후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