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 찌질한 XX야' 문자 공개되자…국감장서 터진 욕설 진실게임
2025.10.16. 오후 05:12
포문은 박정훈 의원이 열었다. 신상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정작 당사자인 김우영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달 5일, 김 의원이 자신의 장인 사진을 공개하고 멱살까지 잡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욕설 문자는 이러한 도발에 대한 반응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김 의원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고의로 노출해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이 자신에게도 ‘찌질한 XX’라는 욕설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하며, 한 달 전 자신이 대통령실 실장을 공격한 것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우영 의원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즉각 맞받아쳤다. 전화번호 노출은 문자 캡처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일 뿐이며, 유권자에게 명함을 돌리는 공인인 국회의원의 전화번호가 비밀 정보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박 의원에게 똑같이 욕설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관련 기간 통화 내역까지 공개할 수 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국감장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가리는 진실게임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두 의원의 감정 섞인 설전은 끝없이 이어졌고, 국정감사는 본래의 목적을 완전히 상실한 채 표류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회의장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위원장의 의사진행이 편파적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싸움을 붙이자는 거냐”는 항의부터 “그딴 식으로 할 거면 진행하지 마시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터져 나왔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께 ‘그딴 식’이라니”라며 맞서면서 회의장은 고성과 삿대질로 가득 찼다. 결국 최민희 위원장이 “솔직히 이 시간에 이것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괴감 섞인 한탄과 함께 정회를 선언하면서, 2025년도 과방위 국감은 또 한 번 오점을 남긴 채 멈춰버렸다.